드디어 지난 중청대피소 예약에 이어 실제 1박2일 설악산 등반에 대한 이야기를 포스팅 하는 날이 왔습니다.
6월 5일에서 6일, 등반을 마치고 거의 3주가 지나서야 포스팅 하는 이유는, 고민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가볍게 글을 썼다가 저처럼 공룡능선을 우습게 보고 접근하시는 분들이 계실까 하는...
글 쓰기 전에 먼저 반성부터 합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솔직히 준비를 대충하고 떠나는 바람에 크게 고생했고, 심지어 21시45분 도착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만들어버렸습니다. ㅠㅠㅠㅠㅠ 중청대피소 직원분께서도 계속 대기하시고...ㅠ 정말 얼굴이 화끈거리는 상황을 겪었답니다. (날이 안추워서 다행이었던 상황... 거의 조난급)
내려와서 영상보니 꽤나 사고도 많고, 위험하기 그지없는 코스였더군요....ㅠㅠㅠ
이 포스팅 보시고 설악산 공룡능선 코스를 절대 가벼이 보시지 않길 너무나 간절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ㅠ
포스팅은 꽤 긴 이야기가 될 듯 합니다. 코스별로 정리해서 사진들을 많이 올릴 예정인데, 지난 번 울릉도처럼 중구난방으로 올리기보다는 많은 분들이 원하시는 정보를 먼저 이 포스팅에서 다루겠습니다. ^^ 뒤에 이야기들은 풍경 보시고 싶은 분들이 보시고, 계획을 하시려는 분들은 여기서 정보 많이 얻어가세요 ~! 그럼 시작합니다.
혹시 중청대피소 예약법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
[설악산등산] 01. 5, 6월에 절경이라는 설악산 중청대피소 예약방법 및 참고사항
포스팅 시작 전 일정 및 코스 간략정리
※ 설악산 등반 일정 : 2023년 6월 5일 ~ 2023년 6월 6일
※ 등반코스 1일차 : 설악동탐방지원센터 - 비선대 - 마등령삼거리 - 공룡능선 - 희운각대피소 - 소청 - 중청대피소
☞출발/도착시간(소요시간) : 08:44 ~ 21:45 (저는 13시간...ㅠㅠ 친구는 11시간)
※ 등반코스 2일차 : 중청대피소 - 대청봉 - 소청 - 희운각대피소 - 양폭대피소 - 비선대 - 설악동탐방지원센터
☞출발/도착시간(소요시간) : 08:37 ~ 15:05 (6시간 30분)
※ 인원 : 2명
1. 설악산 국립공원 탐방 안내도
설악산 국립공원 탐방은 다양한 코스가 있기로 유명합니다. 최상급 난이도의 코스부터 어느정도 대중적인 코스까지 등산을 즐기시는 분들에게는 천국같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징적인 코스들이 많이 있습니다. 산악인 사이에서 최고로 유명한 코스인 서북능선-귀때기청봉/공룡능선 루트라든가 공룡능선 코스가 있죠.
하지만 걱정하실 것은 없는 것이, 어느정도 즐기시면서 가실만한 양폭대피소 코스라든가, 울산바위 등지로 편하게 방문하시는 것도 매우 좋기 때문입니다. ^^
우리 일행은 당당하게 공룡능선으로 올라서, 양폭대피소 코스로 내려오는 코스로 결정했습니다. (가장 무난하다고 생각했죠)
애플워치가 신선봉 부근에서 꺼지는 바람에 기록이 되지 않았지만, 중청 부근까지 이어집니다.
2. 설악산 공룡능선 등반 준비물 + 피드백
일단, 설악산 공룡능선 등반하여 중청대피소에서 숙박하는 것이 일정이었으니, 백패킹 짐에 비교해서 훨씬 가벼워진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더 우습게 보았던 것도 있네요ㅠㅠ 반성)
의복류 | 항목 | 피드백 |
등산모자 | 노스페이스 나일론 등산캡 | 햇빛이 강해질 경우 사바나캡 등으로 햇빛을 더 가려주는 모자가 좋을 듯 합니다. |
등산복 | 상의 이너 : 기능성 긴팔티 상의 아우터 : 노스페이스 등산셔츠 하의 : 나이키 ACG Smith Summit |
적당히 잘 챙겼다고 생각합니다. 긴팔을 챙긴 덕에 밤 늦은 시간 소청 쯤에서 칼바람을 버텼어요...ㅎㅎ 바지는 종종 반바지/긴바지모드를 변환하며 잘 입었답니다. 추천해요.(물론 한여름에 좋은 소재는 아닙니다.) |
등산화 | 캠프라인 블랙스톰 시그마 | 강추합니다. 쉽게 미끄러지지 않아서 3년 이상 아주 잘 신고 있는 등산화예요! |
등산가방 | 나이키 ACG 36 backpack | 뭐, 전문 등산용 가방은 아니지만, 40리터 정도로 적당하여 메고 갔습니다. 다음에 가면 더 가볍고 편한 가방 으로 가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
등산양말 | 인진지 발가락양말 + 등산양말 | 발가락 모양때문에, 오래 걸으면 네번째 발가락에 물집이 잡히거든요, 근데 인진지를 신으면 그런게 없어서 너무 좋습니다. 만족 |
등산스틱 | 네이쳐하이크 등산스틱 | 저렴한 가성비 모델인데, 자꾸 밀려들어가서 좀 귀찮긴 했습니다. 3분할로 접히는 모델이 좋아요 ㅋㅋㅋ |
기타물품류 | 반다나, 스포츠타월 등 | 반다나로 땀이 얼굴에 흐르는 것을 방지하려 했답니다. 잘 가져갔어요. 스포츠타월로 이미 흐른 땀을 닦는 용도. |
여벌의 옷 | 반팔, 반바지, 양말1족, 속옷, 아우터 | 혹시 모를 비상상황을 위한 의류들이었습니다. 사용하진 않았어요. |
물품은 이렇게 준비했는데, 사실 장비욕심은 끝이 없다보니, 마음에 드는 아이로 적당히 챙겨서 가는 것이 제일 좋긴 하겠어요. ㅋㅋㅋ
음식+식기류 | 항목 | 피드백 |
버너+코펠 | 코베아 경량 버너 백마프라이팬 + 가스 1개 중청대피소에서 조달 |
없었으면 큰일났죠.ㅋㅋㅋ |
점심식사 | 김밥 2개 | 등산하면서 먹은 김밥 중에 최고였습니다. 근데, 좀 더 챙겼어야 했어요... 11시40분에 먹고 21시까지 제대로 먹은게 없네요 지금보니...;;; |
간식 | 초코바/사탕/젤리류 방울토마토 |
용량이 작은 것들로만 챙겼는데 무조건 여력 되는대로 더 챙겨야 하겠습니다.ㅠㅠㅠ 힘안날때 당으로 부스트!! 방울토마토 같은 야채/과일류도 여력되면 무조건 챙겨야합니다. |
물 + 음료 | 등산시 게토레이 500ml, 날진 1L, 500ml 물 1병 (인당) + 물 2L 4병 중청대피소에서 조달 |
저같은경우에는 더 필요했습니다. 물을 많이 먹는 타입이라... 약수터같은 곳이 공룡능선쪽에는 없다보니 희운각대피소 쯤 갔을 때 준비한 물이 다 떨어졌어요... 중청대피소에서 물을 판매하기에, 저녁식사와 다음날 먹을 물들은 가서 조달했습니다. |
저녁식사 | 삼겹살 600g 신라면 1개 상추/쌈장/와사비 등 + 햇반 2개 중청대피소에서 조달 |
중청대피소에서 먹은 저녁식사는 거의 삭제되다시피 했어요.ㅠㅠ 힘들어서 안넘어가는데 먹기는 해야하고, 근데 또 먹다보니 맛은있는... 그런 느낌이에요. |
아침식사 | 이지밥 핫앤쿡 각 1개 소세지 4개 |
간편하고 든든히 먹기에는 핫앤쿡만한게 없죠.ㅋㅋㅋ 점심용으로 하나 더 챙겼어야 했는데 저는 또 하나만 챙겼답니다. ㅋㅋㅋㅋ |
개인식기 | AMG 티타늄 300ml 싱글월 마트발 시에라컵 스텐수저세트 |
정말 가성비 최고 ㅋㅋㅋㅋ 디팩에 잘 담아왔습니다. |
전체적으로 먹은 것들을 정리하고 종합하면, 다른건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물과 간식류에 좀 더 신경써야 합니다. 공룡능선 타는데 물을 보급할 곳이 없었어요... 제가 발견 못한 것이라면 머쓱하지만...ㅋㅋ
그리고 루트 상에 있는 희운각 대피소가 현재 공사중이긴 하나, 물품은 판매를 합니다. 하산길에 등산객들이 물을 구입해 오는 것을 보고 알았네요. ㅎㅎㅎ 올라갈 때 알았더라면 고생이 좀 덜 했을텐데...ㅎㅎㅎ 심지어 희운각에 불이 왜 켜져있지 하면서 갔었거든요...
3. 설악산 공룡능선 탐방로 안내 및 루트 간략 소개
A. 1일차, 주차 (08:00) 및 출발 (8:44)
일단 주차는 설악동탐방지원센터에 하시게 됩니다. 아침에 가시게 되면, 엄청나게 많은 차량이 주차를 시도합니다. 직원분의 안내에 따라서 일주차 6천원을 납부하고 영수증을 받으시게 되겠습니다.
주차 후 화장실과 편의점을 이용합니다. 물을 추가로 조달하고, 김밥을 구매합니다. 이런저런 식료품들도 있으니 깜빡하신 분들은 이용하시면 되겠습니다.
근데.... 왜 주차하고 출발하는데 40분이 넘게 걸렸지...???
B. 비선대 도착 (09:30)
비선대에 도착하면, 이렇게 탐방로 안내가 되어 있고, 양갈래 길로 나눠져 있습니다. 허나 공룡능선 방향을 헷갈릴 수가 없습니다. 딱 봐도 아 여기구나 생각이 바로 들거든요 ㅋㅋㅋ
C. 마등령 삼거리 (14:05)
그렇습니다. 마등령삼거리까지 조차도 쉽지않게 왔는데, 아직 진짜는 시작 안됐어요. ㅋㅋㅋㅋ
여기까지 너무 느긋하게 온 게 시간대로 정리해보니 바로 보이네요... 밥먹고 쉬고 했다고 쳐도...여기까지 어떻게 4시간 반이 걸렸는지 의아합니다...
D. 공룡능선 돌파 후 희운각 대피소 (19:04)
중청대피소 입실시간은 19:00, 매점운영시간은 20:00. 큰일이 났죠. 친구와 17:00 정도에 찢어집니다. 매점에서 가스와 물을 못구하면 저녁식사도 못하고 떠날 판이었거든요...ㅠㅠ 체력이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있던 친구를 특공대로 먼저 올려보냅니다.
완전히 망해버렸죠. 제 희운각 대피소 도착시간이 벌써 19:04입니다. 왠지 등산로에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구요...하하...
여기서부터 중청대피소 직원분과 친구의 연락이 계속 이어집니다.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걸 보고 간 친구도 마음이 얼마나 불편했겠어요 ㅠㅠㅠ
입실시간은 커녕 조난 걱정을 하시게 된 중청대피소 직원분께도 너무 죄송하더라구요...ㅠㅠ
다시금 체력관리, 시간관리,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하겠다고 생각합니다..
길이 하나로 이어져 있는 공룡능선은 계속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합니다. 그 점이 상당히 힘든 부분이죠...
공사중이긴 하지만, 매점은 운영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꼭 물 보급하셔요
E. 중청대피소 (21:40)
여기서 제 체력은 사실 완전히 고갈됐습니다. 희운각대피소에서 소청-중청대피소로 이어지는 오르막 경사는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ㅠㅠㅠㅠ 지도상으로 2km라고 써있는 거리... 정말 죽겠다 싶을 정도로 끝이 안났어요...
정말 세발짝 오르고 숨고르고, 세박짝 오르고 숨고름의 연속이었고, 소청에서 중청으로 가는 능선은 그야말로 단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엄청난 바람이 불었습니다. 몸이 휘청거리고 밀려서 난간에 매달리 되는 수준이었답니다.ㅠㅠ 밤에는 조심하세요.
만약 조금만 더 추웠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아찔합니다..ㅠㅠㅠㅠㅠ
F. 중청대피소에서 저녁식사 및 취침 (23:00)
식사는 지하에서 하며, 시간이 늦어서 조용조용히 후딱 먹고 취침에 들었습니다. ㅎㅎㅎ
중청대피소 상세 후기는 따로 빼서 포스팅 하겠습니다.^^
G. 2일차, 대청봉 등반 (08:37~08:55)
잠시 잠자고 일어났다고, 체력 회복되었다는 착각에 빠져있던 저는 아무 생각없이 끝청에 가자고 말을 했었죠. (BAC 인증장소였거든요...) 그 말이 무섭게 대청봉에 진입하고, 바로 발언에 대해 친구에게 사과를 했어요.
ㅋㅋㅋㅋㅋ 대청봉에서 내려다보는 속초는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더할나위 없는 아름다운 풍경에 내려가기도 싫은 정도랄까요?ㅎㅎㅎ
참고로, 대청봉에는 바람이 무지 많이 붑니다. 엄...청 붑니다 정말 ㅋㅋㅋㅋ
H. 양폭대피소 방면 하산 (15:00)
소청- 희운각대피소 그 길을 지나서 희운각 대피소로 가면,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하나 있습니다. 쉬운 코스인 것은 아니지만, 공룡능선에 비하면 정말 쉽습니다. ㅋㅋㅋㅋ 체력에 데미지가 있는 상태여서 사실 쉽지는 않았지만, 걸을 순 있으니까요 ㅋㅋㅋㅋ
이 코스는 정말 아름다운 계곡이 계속 나오는 그런 길입니다. 중국 무협영화에서나 볼 법한 지형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구요.
계속 끝없는 감탄만 나오더랍니다. ㅋㅋㅋ
비선대를 지나 소공원 주차장에 오니 갑자기 비가 오더라구요. ㅋㅋㅋㅋ 역시 운이 좋다고 서로 웃으면서 설악산 산행을 마무리했답니다. ㅋㅋㅋ
내려와서 친구와 사진공유를 마치고 나니 750장이 넘는 사진/동영상을 찍었더라구요.
그만큼 산이 아름답고 멋진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코스의 난이도 선택에 있어서는 항상 본인의 체력 수준을 인지해야 하며, 준비도 더 철저히 해야 함을 뼈저리게 배웠습니다.
저는 전날 캠핑(목계솔밭)까지 하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다음날 새벽에 출발하였기 때문에
1.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있었을 뿐 아니라,
2. 코스에 대한 숙지도 부족했습니다.
3. 준비물로 챙겨야 하는 간식류들에 대해서도 소홀했으며, 핫앤쿡조차도 하나 덜 챙겼죠.
이런 모든 부족함이 큰 댓가를 치른 산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준비를 더 철저히 하시어 즐거운 산행 하시길 간곡히 바랍니다 ^^
세부 코스에 대한 포스팅은 고민 후 업로드 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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